들어가며: 재테크 실패와 숨은 원인
현실에서 투자 실패 사례는 흔합니다. 주식으로 큰돈을 벌려다 오히려 고점에 매수하고 저점에 공포 매도한 일, 무작정 뛰어든 부동산 묻지마 투자로 손해를 본 일, 은퇴 후 시작한 창업 투자가 기대와 달리 실패로 끝난 일 등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실패들은 개인 투자자, 직장인, 은퇴자, 사회초년생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데, 겉으로 드러나는 이유는 다양해 보여도 그 투자 실수 원인에는 공통된 패턴과 심리가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투자 실패의 원인을 **게임 이론(Game Theory)**의 대표적인 개념들을 통해 쉽고 흥미롭게 분석해보겠습니다. 게임 이론은 경제학과 심리학에서 의사결정 구조를 분석하는 유용한 도구로, 개인 투자자의 투자 심리와 행동 패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죄수의 딜레마, 치킨 게임, 내시 균형, 합리적 무지, ‘희생자 균형’ 등 게임 이론의 개념을 하나씩 실제 사례와 연계하여 살펴보고, 각 사례에서 어떤 잘못된 판단이 이뤄졌는지 분석합니다. 어려운 이론도 일상의 비유를 들어 직관적으로 설명하니 부담 없이 읽어보세요.
투자를 하며 겪는 실패에는 분명한 이유와 교훈이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 여러분이 이 글을 통해 자신의 투자 행동을 돌아보고,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실용적인 인사이트를 얻길 바랍니다. 마지막에는 배운 내용을 토대로 실수하지 않기 위한 실전 체크리스트와 게임 이론을 활용한 투자 전략 제언도 제공하여, 여러분의 재테크 여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1. 죄수의 딜레마와 주식 투자 실패 사례
협력보다 배신을 택하게 되는 함정: 죄수의 딜레마
먼저 죄수의 딜레마라는 유명한 게임 이론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 두 명의 공범이 경찰에 잡혔을 때를 가정해 보죠. 경찰은 각각에게 "상대방을 고자질하면 형량을 크게 줄여주겠다"고 제안합니다. 둘 다 침묵하여 협력하면 둘 다 가벼운 처벌만 받지만, 한 명만 배신하여 밀고하면 배신한 사람은 풀려나고 침묵한 사람은 무거운 형을 받게 됩니다. 만약 둘 다 서로를 배신하면 둘 다 중간 정도의 형벌을 받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각 죄수는 상대가 침묵할 거라 하더라도 자신이 배신하면 풀려날 수 있으니 배신하고 싶어집니다. 또한 상대가 배신할 것 같으면 자기도 배신하지 않으면 크게 당하니 역시 배신을 선택하게 되죠. 결국 합리적으로 행동한 결과 둘 다 배신하고, 둘 다 중형을 받는 내시 균형 상태에 이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둘 다 협력했으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신뢰 부족과 개인의 이익 추구 때문에 최악의 공동 결과를 맞는 것입니다.
개인 투자자의 행동에 나타나는 죄수의 딜레마
이제 이를 주식 투자 실패 사례에 대입해봅시다. 주식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때때로 죄수의 딜레마와 비슷한 딜레마에 놓입니다. 예를 들어, 직장인 A씨와 B씨가 특정 주식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둘 다 그 회사의 장기적 가치를 믿고 **오랫동안 투자(협력)**하면 안정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시장에 일시적인 악재 소문이 돌면서 주가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이때 A씨와 B씨 각각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먼저 팔면 남들보다 손실을 줄이거나 작은 이익이라도 챙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사람도 곧 팔 것 같으니 나라도 빨리 팔자는 것이죠. 각자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매도(배신)**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모든 투자자가 한꺼번에 매도하기 시작하면 주가는 급락하고 모두 큰 손실을 보게 됩니다. 애초에 소문이 과장된 것이라 곧 회복될 주식이었을지라도, 일단 모두가 패닉에 빠져 던지면 수급 불균형으로 실제로 주가가 크게 떨어져 버립니다. 이는 죄수의 딜레마에서 모두가 배신을 선택한 결과와 같은 모습입니다. 반대로 **모두가 믿고 홀딩(협력)**했다면 일시적인 하락은 금방 지나가고 다시 안정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서로 신뢰하거나 행동을 합의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각자가 혼자 살아남기 위한 결정을 내리기 쉽고 그 결과 공멸에 가까운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죠.
투자 심리와 의사결정 구조 분석
이 사례에서 나타나는 투자 심리는 불신과 공포입니다. 다른 투자자들도 곧 팔 것이다라는 불안, 나만 홀딩하다 손해 볼 수 없다는 두려움이 개인들에게 지나치게 이기적인 의사결정을 유도했습니다. 게임 이론적으로는 개인의 지배 전략(남이 무엇을 하든 나에게 유리한 전략)이 모두 매도하는 것이었고, 이는 내시 균형으로 모든 사람이 파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의사결정 구조를 들여다보면, 각 투자자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판다" 또는 "안 판다"였고, 상대(다른 투자자들)의 행동에 따라 자신의 결과가 달라졌습니다. 상대가 안 팔면 나만 팔아서 이익 실현, 상대가 팔아버리면 나도 빨리 팔아 손실 최소화 — 이러한 계산 끝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를 믿지 못하고 매도 경쟁에 뛰어든 겁니다.
결과 분석과 교훈
결과적으로 모두가 손해를 본 이 주식 투자 실패 사례는 죄수의 딜레마가 주는 교훈과 일치합니다. 단기적이고 개인적인 이득만 쫓으면 전체적으로 손실을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죠. 만약 개인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기업의 펀더멘털을 믿었다면 또는 서로의 패닉을 부추기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했다면, 굳이 큰 손실을 볼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일일이 연락해서 "우리 다 같이 버텨봅시다" 하고 협력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이 점이 딜레마를 풀기 어렵게 하지만, 인식의 전환은 가능합니다. 스스로 군중 심리에 휩쓸려 '배신'을 택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투자 행동을 객관화할 수 있습니다. 죄수의 딜레마를 떠올리며, 남들도 다 판다고 덩달아 팔기보다는 기업 가치와 투자 원칙을 재검토해 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특히 직장인 투자자들은 업무 스트레스 속에 주가 급등락 소식에 민감해 더욱 쉽게 휩쓸릴 수 있는데, 냉정함을 유지하고 섣부른 대응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치킨 게임: 고점에 사서 저점에 파는 투자자의 심리
끝까지 버티다 충돌하는 치킨 게임이란?
다음으로 치킨 게임으로 불리는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치킨 게임은 대표적으로 두 운전자가 정면 충돌을 향해 달리는 비유로 설명됩니다. 둘 중 하나가 겁먹고 핸들을 틀어 피하면(양보하면) 충돌은 피하지만, 먼저 피한 쪽은 상대에게 겁쟁이(치킨) 취급을 당해 약간의 손해를 봅니다. 반면 상대는 끝까지 직진했으니 승리의 만족을 얻지요. 하지만 둘 다 끝까지 핸들을 안 틀고 버티면 정면 충돌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맞습니다. 요컨대, 아무도 지고 싶어하지 않아 양보하지 않다가 모두가 크게 다치는 게임입니다.
FOMO와 패닉셀: 투자판의 치킨 게임
투자 세계에서도 이러한 치킨 게임의 역학이 자주 나타납니다. 고점 매수와 저점 매도라는 전형적인 실패 패턴을 생각해 봅시다. 상승장에서 투자자들은 더 오를 것 같아 서로 먼저 내려오지 않으려는 심리 상태가 됩니다. 주변에 "이번에 안 타면 나만 손해 볼 것 같다"는 분위기가 가득할 때, 이는 마치 달리는 차에서 먼저 핸들을 꺾기 싫어하는 심리와 비슷합니다. 모두가 Fear of Missing Out(FOMO), 즉 남들만 이익 볼까 두려워 끝까지 상승 추세에 올라타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사회초년생 C씨가 주식이나 코인 시장의 광풍을 보고 "다들 돈 버는데 나만 뒤처지면 안 돼"라는 생각에 늦게나마 고점에 뛰어드는 상황을 떠올려보세요.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걸 알지만, 혼자만 빠져나오면 손해 보는 기분이니 눈을 감고 직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장이라는 것은 영원히 직진하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 거품이 터지거나 하락 반전이 오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하락장이 시작될 때의 투자자 심리인데, 여기서 또 치킨 게임의 양상이 나타납니다. 급락장이 오면 이번에는 서로 먼저 탈출하려는 경쟁이 벌어집니다. 막상 떨어지기 시작하니, 패닉에 빠져 가장 먼저 팔아야 살아남는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C씨도 주변에 다들 손절매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포에 질려 저점에서 주식을 털어내는 실수를 저지릅니다. 결국 고점에 매수하고 저점에 매도하는 최악의 결과로 큰 손실을 확정짓죠. 이는 치킨 게임에서 둘 다 핸들을 꺾지 않아 정면충돌한 꼴과 다르지 않습니다. 상승기에 아무도 발을 빼지 않다가(양보하지 않다가) 하락할 때는 모두 동시에 출구로 달려가니 서로 짓밟히는 셈입니다.
투자 심리와 의사결정: 왜 그런 선택을 했나?
이 투자 실패 사례의 근저에는 군중 속 경쟁 심리가 자리합니다. 상승기에는 남들보다 뒤처지기 싫은 경쟁심과 탐욕(greed)이, 하락기에는 남들보다 빨리 빠져나오고 싶은 공포(fear)가 극단적으로 교차합니다. 치킨 게임의 상황에서 각 참여자는 “상대가 버틸 때 내가 먼저 피하면 지는 것”이라는 심리를 가지는데, 투자자들도 남들 다 버티며 수익낼 때 나만 빠지면 손해라는 생각을 합니다. 결국 남들이 손들기 전에는 나도 못 나가! 식으로 끝까지 따라가죠. 반대로 폭락이 시작되면 남들보다 한 발 늦으면 안 된다는 심리로 돌변합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순간순간 감정에 따라 의사결정 기준을 바꾸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이성을 잃고 시장의 단기 변동에 게임하듯 대응하다 보니, 사고 나기 직전까지 가속 페달만 밟다가 막상 사고가 나니 황급히 브레이크를 밟는 꼴이 됩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렇게 극단적인 매수·매도 타이밍을 잡게 되는 이유는 정보의 홍수 속 군중 신호에 과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좋다고 할 땐 위험 신호를 무시하고, 모두가 위험하다고 할 땐 가치 있는 것도 덩달아 팔아치우게 됩니다. 결국 군중심리에 편승한 의사결정은 일관성을 잃고, 치킨 게임에서처럼 승자도 패자도 없이 함께 사고를 당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결과와 교훈: 양보하는 용기의 필요성
C씨와 같은 실패를 겪은 투자자들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뒤돌아보면, 결국 용기의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오를 때 남들처럼 끝까지 버티는 것만 용기라 생각했고, 빠질 때 혼자 견디는 것은 바보라 여겼죠. 그러나 현명한 투자에서는 때로는 남들보다 먼저 한 발 물러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계속 질주하는 시장에서 과감히 수익 실현을 하고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결단, 모두가 공포에 팔아치울 때 차분히 견디거나 저점에서 오히려 매수할 수 있는 역발상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큰 차이를 만듭니다.
치킨 게임에 비유하자면, 적절한 시점에 핸들을 틀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충돌을 피하기 위해 먼저 피하는 사람이 겁쟁이가 아니듯, 투자에서도 미리 위험을 감지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결국 살아남습니다. 고점에서 홀로 이익 실현하고 나오는 투자자는 잠깐 주변의 열기에서 소외될 수 있지만, 결국 폭락장에서 피를 덜 흘립니다. 은퇴자 분들이나 자산을 지켜야 하는 분들의 경우 특히 이러한 방어적 전략이 중요합니다. 내 돈을 지키는 것이 남들보다 덜 버는 것보다 우선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남들이 다 한다고 나도”**라는 생각보다는 **“남들이 너무 몰릴 때 나는 한 발 빼자”**는 역발상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행동하면, 더 이상 투자판의 치킨 게임에서 희생양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3. 내시 균형과 합리적 무지: 부동산 묻지마 투자 실패
모두가 뛰어드는 균형: 내시 균형의 함정
**내시 균형(Nash Equilibrium)**은 게임 이론에서 각 참여자가 상대의 전략을 알고 있다고 가정할 때 더 이상 누구도 자신의 전략을 바꿀 유인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현재 모두가 선택한 전략이 서로에게 최적화되어 굳어진 상황입니다. 투자 세계에서는 사람들의 행동이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떤 집단적 균형 행동이 나타나곤 합니다. 특히 자산 버블 상황에서, "남들도 다 그렇게 하니 나도 이렇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식의 행동이 퍼지면 일종의 균형이 형성됩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는 시기에는 **“다들 부동산 사는데 나만 안 사면 바보가 된다”**는 심리가 팽배해지죠. 남들도 사니까 나도 사고, 나까지 사니 가격이 더 오르고, 그러면 또 남들도 계속 사게 되는 자기강화적인 순환이 생깁니다. 각 개인에게는 남들이 사는 상황에서 나도 사는 것이 최선의 선택으로 느껴지니, 이 상태가 일종의 내시 균형처럼 굳어집니다.
문제는 이런 균형이 항상 지속 가능하거나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묻지마 투자로 대표되는 부동산 투기 열풍을 예로 들어보죠. 직장인 D씨는 주위 동료들과 친척들이 너도나도 아파트를 사들이는 것을 보고 조바심이 났습니다. 금세 집값이 몇 억씩 올랐다는 투자 성공담만 들리니, 어려운 분석 따위는 몰라도 당장 나만 뒤처지면 손해라는 생각이 듭니다. D씨는 큰 고민 없이 대출을 최대한 끌어 부동산 매수 행렬에 합류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부동산 시장의 한쪽으로 쏠림 현상은 심해지고, **“모두가 사니 나도 산다”**는 자기강화 균형이 공고해집니다. 이 상황에서는 누구도 쉽게 발을 빼려 하지 않으니 계속 한 방향으로 치닫는 군중행동의 내시 균형이 유지됩니다.
합리적 무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심리
이 시나리오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합리적 무지(無知) 입니다. 합리적 무지란 알고 싶어도 얻는 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거나 굳이 알아도 행동에 큰 영향이 없다면 일부러 무지한 상태로 남는 것을 뜻합니다. D씨와 같은 투자자들이 정작 부동산의 실질 가치나 리스크에 대해 공부하지 않는 모습이 그렇습니다. 부동산 시장 분석에는 시간과 지식이 필요합니다. 금리 동향, 인구 구조 변화, 지역 개발 계획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은데 이를 샅샅이 공부하는 것은 매우 피로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주변에선 당장 집값이 오른 사례가 넘쳐나니, 자세한 분석 없이 "다들 사는데 설마 크게 잘못되겠어?" 하고 마음을 편히 먹어버립니다. 일종의 현실 도피성 낙관, 혹은 알아봤자 복잡하기만 하니 그냥 남들 따라가자는 심리입니다.
이러한 합리적 무지는 사실 개인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정보를 얻는 비용이 크고, 남들 다 아는 척하니 자신만 몰라 뒤처질까 불안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그 결과 묻지마 투자로 이어져 위험을 간과하게 됩니다. D씨는 계약서에 사인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불안감이 있었지만, 스스로 “다들 하니까 괜찮을 거야”라며 그 불안을 눌러버렸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그것이 합리적인 판단처럼 느껴졌을지 모르지만, 사실은 필요한 정보를 외면한 위험한 결정이었던 것이죠.
부동산 버블의 결말: 결과 분석
시간이 흘러 경제 여건이 바뀌고 금리가 오르자, 부동산 시장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달려갈 때는 몰랐지만, 막상 거품이 꺼지려 하니 너도나도 출구를 찾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상승기엔 내시 균형처럼 굳건하던 행동이 한순간에 무너지면 순식간에 반대 방향의 균형으로 급변한다는 겁니다. **“다들 산다”**는 균형에서 **“다들 파는다”**는 균형으로 이동할 때, 그 중간 과정에서 가격 폭락과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합니다. D씨도 막상 집값이 내려가기 시작하니 겁이 덜컥 나서 급하게 내놓았지만, 이미 매수세가 싸늘해진 시장에서 쉽게 팔리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높은 가격에 산 집이 한동안 팔리지도 않고, 대출 이자 부담만 떠안은 채 발이 묶이고 말았습니다.
이 투자 실패 사례는 합리적 무지가 얼마나 비합리적인 결과를 낳는지 보여줍니다. 겉보기에 모두가 성공하는 듯한 투기 열풍 속에서도, 실제 가치는 냉정하게 존재합니다. 투자 심리적으로 볼 때, 사람들은 자신만 뒤처질까 두려워 무턱대고 행동하지만, 정작 마음속으로는 불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 불안을 눌러버리는 순간 합리적 무지가 시작되고, 이는 매우 위험한 신호입니다. D씨의 사례에서 보듯 무지에 기초한 과감한 결정은 행운에 모든 것을 거는 도박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운이 기대에 어긋났을 때 그 대가는 혹독합니다.
교훈: 알고 행동하라
부동산뿐만 아니라 어떤 투자이든 묻지마식으로 따라가는 전략은 결국 한계에 부딪힙니다. 이 사례가 주는 교훈은 간명합니다. **"알고 행동하라"**는 것입니다. 모두가 뛰어든다고 맹목적으로 뒤따르기 전에, 적어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남들이 다 괜찮다 하니 괜찮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은 위험합니다. 특히 큰 돈이 오가는 부동산 투자에서는 더더욱 냉정해야 합니다. 합리적 무지의 유혹을 떨쳐내고, 모르는 것투성이의 시장에 덤비기 전에 공부하고 질문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직장인 투자자라면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서 투자 대상을 분석하려 노력해야 하고, 은퇴자 투자자라면 혹여 주위 권유에 이끌려 전 재산을 쏟아붓기 전에 객관적인 자문과 검증을 거쳐야 합니다. *"지금 다들 하니까"*는 절대 안전망이 될 수 없습니다. 게임 이론의 내시 균형 관점에서, 모두가 같은 행동을 할 때 그게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모두 함께 위험해질 수 있음을 명심하세요. 시장의 유행이 나의 이익과 일치하는 순간에도, 한 발 떨어져 이 균형이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지 생각해 보는 투자 지혜가 필요합니다.
4. ‘희생자 균형’ 속 창업 투자 실패의 함정
경쟁적 투자와 희생자 균형이란?
'희생자 균형'이라는 말은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게임에 참여한 이들 중 누군가는 희생자가 되어버리는 균형 상태를 의미합니다. 모든 참여자가 각자 최선을 다해 움직였지만 결과적으로 일부는 반드시 큰 손해를 보고 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은 경쟁이 치열한 투자 환경에서 흔하게 벌어집니다. 특히 창업이나 소규모 사업 투자에서 두드러지죠. 왜냐하면 시장 파이는 한정되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달려들면 결국 그 중 상당수는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개인들은 모두 "내가 승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뛰어들지만, 게임 이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는 승자와 다수 패자가 정해진 게임일 수 있습니다.
사례: 은퇴 후 치킨집 창업의 실패
은퇴자 E씨의 사례를 생각해보겠습니다. E씨는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마치고 퇴직금으로 작은 식당 창업을 계획했습니다. 주변을 보니 비슷한 은퇴자들이 치킨집이나 카페를 창업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침 동네에 치킨 가게 하나가 성업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하면 저만큼 벌겠지"**라는 기대에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을 결정했습니다. E씨와 비슷한 시기에 다른 퇴직자 두세 명도 같은 지역에 치킨집을 열었습니다. 초기에는 모두 나름 손님을 끌었지만, 곧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이 나눠 먹히기 시작했습니다. 동네에 치킨집이 너무 많아지자, 결국 몇몇 가게는 운영이 어려워 문을 닫는 희생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E씨의 가게도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적자 누적으로 1년 만에 폐업하고 말았습니다.
이 상황을 게임 이론으로 보면, 여러 플레이어가 참여한 경쟁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요는 제한적인데 경쟁자 수가 늘어나면서 승자 독식에 가까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애초에 한두 곳만 있었다면 모두 적당히 먹고 살 수 있었겠지만, 각자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너도나도 뛰어든 결과 모두가 살기 힘든 시장이 되어버린 겁니다. 개별적으로 보면 누구나 합리적인 결정을 한 것 같습니다. **"나도 사업해서 성공해보자"**라는 선택이죠. 하지만 집단적으로 보면 이는 포화 상태를 만들어 누군가는 망할 수밖에 없는 균형이었습니다. 이처럼 어떤 게임에서는 누군가의 실패가 전제되어 균형이 이루어지기도 한다는 것이 '희생자 균형'의 의미입니다.
투자 심리: 낙관 편향과 정보 비대칭
E씨를 비롯해 많은 창업 투자 실패 사례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투자 심리는 과도한 낙관과 정보 부족입니다. 우선 낙관 편향으로 인해 모두가 자기만은 성공할 거라고 믿었습니다. 남이 하면 실패할 수도 있지만, "나는 다를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자리했죠. 이는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범하는 착각이기도 합니다. 시장 경쟁의 냉혹함을 과소평가하고, 준비 없이 뛰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한때 잘 된 사례에 주목하고, 잘 안 된 수많은 사례는 간과하는 생존자 편향도 작용합니다. E씨도 동네에서 성공한 한 가게의 예만 보고, 그 뒤에 숨은 수많은 실패 사례(장사 안 돼 접은 가게들)를 보지 못했습니다.
또한 정보의 비대칭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기존 사업자들은 시장 포화 상태를 알았겠지만, 새로 뛰어드는 사람들은 그런 정보를 얻기 어렵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을 모집하며 장밋빛 전망만 제시하지, 해당 지역에 이미 경쟁자가 많다는 리스크는 강조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렇게 정확한 정보 없이 개인들은 제한된 지식으로 결정을 내리다 보니, 게임의 판 자체가 자신에게 불리한지도 모른 채 들어갑니다. 마치 한 발 늦게 시작한 플레이어가 불리한 게임에 뛰어드는 꼴입니다.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이라는 **판의 구조(의사결정 환경)**를 읽지 못하고, 각자 독립적으로는 최선이라 여긴 선택들이 모여 전체적으로는 과열과 붕괴로 이어진 것입니다.
결과 분석: 실패가 구조적으로 예정된 게임
E씨와 동료 은퇴자들이 겪은 창업 실패는 단순한 개별 역량 부족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게임 이론적으로 볼 때 애초에 실패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5명이 나눠 가질 시장에 5명 모두 올인 투자를 했다면, 결국 적어도 절반은 망하고 나서야 시장이 다시 균형을 찾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희생자 균형은 잔인하지만 현실적입니다. *"남들이 다 먹고 있으니 나도 한 숟가락 얻자"*라는 생각으로 뛰어들었지만, 그 자리엔 숟가락만 잔뜩 늘었을 뿐 밥이 부족한 상황이 되어버린 겁니다. 투자나 사업에서 자신의 실패 확률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하면 이러한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교훈은 분명합니다. 어떤 분야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릴 때는 뛰어드는 것을 신중히 재고해야 합니다. 남들이 성공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 뒤에는 수많은 보이지 않는 실패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회초년생이나 은퇴자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 중 하나가 주변의 성공담에만 귀 기울이고 실패담은 듣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명한 투자자는 성공 확률과 실패 확률을 냉정하게 따져보고 움직입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게임에 참여할 때는 자신만의 강점이나 차별화 전략이 없다면 쉽게 **남는 사람(생존자)**이 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게임 이론의 시각에서 **“내가 이 게임에서 이길 확률은 얼마나 되고, 지면 잃는 것은 무엇인가”**를 계산해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겠습니다.
5. 다양한 투자자들이 공감할 교훈
위에서 살펴본 다양한 사례들은 각기 다른 상황이지만, 개인 투자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직간접적으로 겪어봤을 법한 이야기입니다. 직장인 투자자는 업무 중 틈틈이 주식창을 보다가 군중 심리에 휩쓸릴 수 있고, 은퇴자는 노후 자금을 불리려다 오히려 지키지도 못하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사회초년생은 경험 부족으로 유행하는 투자에 덥석 뛰어들기 쉽습니다.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깨달아야 할 몇 가지 교훈이 있습니다.
- 군중을 이기는 건 자기객관화: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편해 보여도, 그 끝이 항상 행복한 결말은 아닙니다. 개인 투자자는 항상 자신이 어떤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봐야 합니다. 직장인은 동료들의 투자 소문에 흔들릴 때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해보고, 사회초년생은 인터넷 투자 열풍에 올라타기 전에 냉정히 리스크를 계산해야 합니다.
- 내가 특별할 거라는 착각 경계: 누구나 자신은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투자 세계에서는 그런 근거 없는 자신감이 크나큰 오류로 이어집니다. 은퇴자라 해서 특별히 사업 수완이 뛰어난 것이 아니고, 초년생이라 해서 운 좋게 대박을 맞을 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냉정한 확률 계산과 준비만이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 정보와 공부의 힘: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배우려는 태도가 성공 투자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반대로 합리적 무지에 빠져 모르는 척, 못 들은 척하며 남들을 맹목적으로 따르면 결국 낭떠러지를 향해 가는 군중과 다를 바 없습니다. 직장인은 바쁘더라도 투자 전 기본적인 재무제표나 시장 정보를 공부해야 하고, 은퇴자는 전문과 상담을 받고 충분한 조사를 거쳐야 합니다. 초년생은 작은 돈이라도 직접 다양한 투자 실험을 해보며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 감정 대신 규칙에 따르기: 투자에서는 기쁨, 탐욕, 두려움, 불안 같은 감정의 파도가 끊임없이 몰아칩니다. 이를 이겨내는 방법은 미리 세운 규칙과 원칙에 자신을 따르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손절매 기준, 목표 수익률, 분산 투자 원칙 등을 사전에 정해두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하면 군중이 몰려갈 때 흔들리지 않고, 공포에 질려 패닉셀하는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위의 교훈들은 결국 한 가지로 모아집니다. **"투자도 전략 게임이다"**라는 깨달음입니다. 나 혼자만 잘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남 따라간다고 해결되지도 않습니다. 내 앞에 놓인 상황을 게임 판처럼 인식하고, 나와 타인의 행동이 어떻게 엮이는지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그러면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위험을 피하고 기회를 잡는 안목이 길러질 것입니다.
실수하지 않기 위한 실전 체크리스트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투자 실수를 피하기 위한 실전 체크리스트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아래 항목들을 하나씩 점검해 보세요.
- 내가 휩쓸리고 있는 군중 심리는 없는가?
- 현재 투자 결정이 남들이 다 하니까 혹은 언론, 인터넷에서 분위기가 뜨겁기 때문에 따라가는 것이라면 잠시 멈춰서 다시 평가해보세요. 유행을 쫓는 결정엔 언제나 함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 투자 대상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가?
- 합리적 무지에 빠져 중요한 정보를 애써 무시하고 있지 않은지 자문해보세요. 모르는 용어투성이인데도 "뭐 되겠지" 하고 넘어가고 있다면 위험 신호입니다. 이해할 때까지 공부하거나, 믿을 만한 전문가 의견을 참고하세요.
-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감당할 수 있는가?
- 항상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보는 연습을 하세요. 이 투자에서 돈을 모두 잃거나 오랫동안 묶일 가능성은 없는지, 있다면 그때 내가 버틸 수 있는지 점검합니다. 이는 게임 이론적 사고로 본인의 페이오프(payoff)를 계산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 투자 기간과 전략이 명확한가?
- 단기 매매인지 장기 투자인지, 목표 수익과 손절 기준은 무엇인지 사전에 정해두세요. 명확한 전략 없이 들어간 투자는 시장의 변덕에 휘둘리기 쉽습니다. 전략이 있다면 남들이 무엇을 하든 내 길을 갈 수 있고, 그것이 없으면 군중의 전략에 휩쓸리게 됩니다.
- 분산과 협력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가?
- 한 가지 자산이나 한 곳에 올인 투자하고 있지 않은지 확인하세요.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그 바구니를 지키려고 오히려 더 조급한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또한 배우자나 가족과 소통과 협력을 통해 전반적인 자산 배분 전략을 공유하고 있는지도 점검하세요. 혼자 모든 걸 짊어지고 판단하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습니다.
- 이번 결정에 감정이 개입되진 않았나?
- 지금 투자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두려움, 조바심, 과신, 흥분 등이 크게 작용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세요. 감정이 앞설 때는 한 박자 쉬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상책입니다. 차분한 상태에서 다시 생각해도 타당한 투자라면 그때 실행해도 늦지 않습니다.
- 내가 참여한 '게임'의 승자는 누구인가?
- 이 투자로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는지 큰 그림을 그려보세요. 예를 들어 너무 복잡한 금융 상품이라면 그 구조를 설계한 측(증권사 등)이 유리한 게임일 수 있습니다. 정보 비대칭이 큰 게임은 피하거나 아주 신중하게 접근하세요. 여러분 자신이 남들의 승자를 위해 희생되는 패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체크리스트를 습관화하면 투자 결정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게임 이론적인 사고를 적용하게 됩니다. 즉, 한 걸음 물러나 전체 판을 보고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연습이 됩니다. 작은 습관의 차이가 큰 손실을 막아주고, 나아가 성공 확률을 높여줄 것입니다.
게임 이론을 활용한 투자 전략 제언
마지막으로 게임 이론을 활용해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투자 전략 몇 가지를 제언합니다. 이는 앞서 배운 개념들을 긍정적으로 활용하여 보다 합리적인 투자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 장기적 협력 전략: 투자 세계를 한두 번 하고 끝나는 단발 게임이 아니라 장기 반복 게임으로 바라보세요. 죄수의 딜레마도 반복되면 협력 전략이 나타나 서로 윈윈할 수 있듯이, 투자도 단기간에 이익 내려는 조급함을 버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면 무리한 베팅이나 배신(급작스런 전략 변경)을 피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나 시장과 오랜 시간 동행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면, 일시적 유행이나 군중 소음에 휘둘리지 않는 꾸준한 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역발상 투자 (Contrarian 전략): 모두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균형이 보일 때, 과감히 반대편을 생각해보는 습관을 가지세요. 게임 이론에서 균형을 깨고 승자가 되려면 남과 다른 수를 둬야 할 때가 있습니다. 단, 막연히 남들과 반대로 하기보다는 충분한 분석과 확신이 뒷받침될 때 실행합니다. 예를 들어 시장이 과도한 비관론에 빠져 우량주까지 폭락할 때 남들이 두려워할 때 담는 용기, 반대로 모두가 열광할 때 차분히 관망하거나 이익 실현하는 냉정함이 그렇습니다. 이는 치킨 게임에서 남들 다 직진할 때 혼자 속도를 줄이는 지혜와 같죠.
- 사전 커밋먼트 전략: 나 자신과의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으로 **사전 약속(커밋먼트)**을 활용해보세요. 예컨대, 투자 초기에 원칙을 명문화하고 어길 수 없게 만드는 겁니다. 손절매를 해야 하는 가격에 자동 매도 주문을 걸어놓는다든지, 한 달에 한 번만 계좌를 들여다본다든지, 펀드를 활용해 강제 적립식 투자만 한다든지 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유혹에 빠져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미시적 죄수의 딜레마를 막아줍니다.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의 원칙을 배신하지 못하도록 미리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죠.
- 신뢰할 만한 정보 네트워크 구축: 정보 비대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세요. 혼자 고립되지 말고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교류하는 투자 커뮤니티나 멘토를 가져보는 것입니다. 다만 맹목적으로 남을 따르라는 뜻이 아니라,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지식 공유를 하라는 것입니다. 믿을 만한 동료 투자자나 전문가와 정보를 교환하면 합리적 무지에 빠질 확률이 줄어듭니다. 이는 게임 이론적으로 볼 때 정보 공유를 통한 협력으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전략입니다.
- 판을 읽는 연습: 어떤 투자 기회든 단순히 수익률 숫자만 보지 말고 그 기회가 돌아가는 구조를 파악하는 습관을 가지세요. 이 투자 게임의 플레이어는 누구이고, 나는 어떤 위치인지, 승패 조건은 무엇인지 분석해보는 것입니다. 판을 읽다 보면 때로는 애초에 하지 말아야 할 게임도 보입니다. 예를 들어 복잡한 파생상품이나 다단계 투자 제의는 판 자체가 내게 불리한 게임일 수 있습니다. 그런 게임에는 처음부터 올라타지 않는 것이 상책입니다. 반대로, 제대로 된 판에서는 언제 어떻게 베팅을 늘릴지, 줄일지 타이밍 감각도 키울 수 있습니다.
- 작은 실험으로 배우기: 모든 것을 한꺼번에 걸고 배우려 들지 말고, 작은 규모로 여러 번 시도하며 학습하세요. 이는 큰 게임을 작은 게임으로 쪼개서 경험을 축적하는 전략입니다. 게임 이론에서 전략을 개선하려면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이 중요합니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큰돈을 걸기보다는 소액으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보며 자신만의 데이터와 감을 쌓는 것입니다. 그러면 실제로 큰 기회가 왔을 때 남들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냉철하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투자는 어쩌면 거대한 심리 게임이고, 우리는 그 게임의 플레이어입니다. 이번 글에서 살펴본 여러 투자 실패 사례와 게임 이론의 개념들을 통해, 우리 행동 뒤에 어떤 심리가 숨어있고 어떤 함정이 도사리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투자 실수 원인 분석을 일회성 지식으로 끝내지 않고, 실제 투자 행동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오늘 배운 죄수의 딜레마, 치킨 게임, 내시 균형, 합리적 무지, 희생자 균형 등의 개념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내리는 크고 작은 결정들 속에 살아 움직이는 원리들입니다.
이제 투자라는 게임에 임하는 자세를 다시 가다듬어 봅시다. 남들도 실수하니 나도 실수할 수 있다는 패배주의가 아니라, 남들의 실수를 내 교훈으로 삼아 한 단계 성장하는 투자자가 되어야 합니다. 개인 투자자로서 때로는 외롭고 두렵기도 하겠지만, 올바른 전략과 지식을 갖추고 자신만의 원칙을 지켜간다면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아 원하는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투자 심리를 이해하고 게임 이론적 통찰을 활용하여, 부디 여러분 모두가 더 현명한 투자 결정으로 성공과 안정에 이르는 길을 찾길 바랍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들 하지만, 남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굳이 내가 겪지 않아도 될 실패는 피하는 지혜를 갖추는 것, 그것이 이 글이 전하고자 하는 가장 큰 메시지입니다.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고, 게임의 법칙을 이해하며, 여러분만의 투자 여정을 현명하게 이어나가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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